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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26일 목요일

9월 가계대출 주춤, 하지만 집값과 경제 사이에서 금리 인하 딜레마

 

5대은행 가계대출 증가액 추이
5대은행 가계대출 증가액 추이

 요즘 은행들이 대출을 점점 안 해 주려고 한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리죠. 사실 은행 입장에서 대출을 줄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금리를 확 올려버리는 겁니다. 금리가 높으면 자연스럽게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어들 테니까요. 하지만 정부가 이렇게 눈에 띄게 금리를 올리기에는 부담이 크니까, 은행들도 나름 요령껏 대출을 억제하려고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은행들이 대출 모집인을 통해 대출을 받는 걸 중단하고 있어요. 대출 모집인은 대출 상담부터 신청 접수까지 도와주는 사람들인데, 이 서비스를 끊겠다는 건 대출을 더 어렵고 번거롭게 해서 수요를 줄이겠다는 전략인 거죠. 그리고 신한은행은 다음 달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2%포인트 더 올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우리은행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검토 중이에요. 이렇게 금리를 조금씩 올리고 대출을 어렵게 만드는 방식으로 은행들이 대출을 조이고 있는 겁니다.

 특히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9월 들어서 다른 은행들보다 대출 증가폭이 컸어요. 9월 한 달 동안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4조 원이 넘었는데, 이 중 70%가 신한과 우리은행에서 나온 겁니다. 그래서 은행들은 대출을 더 조이겠다는 입장이고, 일부 은행은 주택이 이미 있는 사람이 추가로 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제한하기도 했어요. 이렇게 되면 앞으로도 대출 억제 움직임이 계속될 것 같고, 만약 이 정도로도 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면, 예전처럼 부동산 담보대출을 아예 중단하는 강력한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대출 조이기, 집값 잡을 수 있을까?

 은행들이 대출을 억제하는 건 결국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들어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의도입니다. 매수자들이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면 집을 사기가 힘들어지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이게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대출을 억제하면 단기적으로는 매매 가격이나 전세 가격이 내려갈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특히 대출 규제가 장기화되면 무주택자들이 갭투자를 하거나, 주택 가격 상승 흐름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도 있어요. 이렇게 되면 다시 매수세가 생기고, 주택 가격이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대출 규제로 인해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입주 잔금 대출이 나오지 않아 수요자들이 난감해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고, 이런 일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고민

 어제 있었던 한국은행 금통위원들의 기자간담회에서도 이런 고민이 드러났어요. 금통위원 중 한 명은 금리를 내릴 필요가 있다는 발언을 했는데, 그 이유가 특히 눈에 띄었어요. 그는 "집값이 완전히 안정된 다음에 금리를 내릴 만큼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거든요. 미국,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이 금리를 내리고 있는데, 한국만 계속 금리를 동결할 수는 없다는 얘기였죠.

 문제는 가계부채와 집값입니다. 한국은행은 집값과 가계부채 때문에 금리 인하를 망설이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집값이 안정되길 기다리다 보면 너무 늦을 수 있다는 고민이 있는 거예요. 이런 점에서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고민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아직 눈에 띄게 줄어들지 않았다는 겁니다. 만약 10월에 금리를 내리면, 가계부채가 잡혔다는 명확한 증거 없이 금리 인하를 결정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한국은행의 체면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한국은행은 대출 증가세가 줄어들었다는 통계가 나와야 금리 인하를 검토할 수 있을 텐데, 지금 경제 상황이 그렇게 녹록지 않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선택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무주택자의 고민과 정부의 딜레마

 무주택자들이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와 다주택자들의 투기성 수요는 명확히 다른데, 대출 규제는 이 둘을 모두 조이고 있어요. 무주택자가 집을 사는 것도 어렵고, 1주택자가 더 나은 집으로 갈아타는 것도 힘들어지고 있죠. 이렇다 보니 정부도 대출 규제를 통해 집값을 안정시키려는 목표와, 서민들의 주택 구매를 돕고 싶은 목표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결국 정부는 가계부채와 집값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는데, 앞으로 대출 규제가 얼마나 더 강화될지, 그리고 금리 인하가 언제쯤 현실화될지에 따라 경제 전반에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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