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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25일 수요일

배달로 먹으면 더 비싸진다! 숨겨진 이중 가격제의 함정

 

빅맥세트 가격이 매장과 배달 플랫폼에서 1,300원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빅맥세트 가격이 매장과 배달 플랫폼에서 1,300원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할 때 가격이 매장에서 먹거나 포장할 때보다 더 비싸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요즘 많은 업체들이 이중 가격제를 도입하면서 배달할 때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하고 있어요. 이 차이는 배달료와 배달 플랫폼 수수료 때문인데, 이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들도 꽤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롯데리아는 오늘부터 배달 앱을 통해 주문하면 매장에서 먹는 것보다 700원에서 1,300원 더 비싸게 책정된다고 해요. 배달 수수료와 중개 수수료가 음식 가격의 30%에 달하는 상황에서, 가맹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차등 가격제를 도입한 거죠. KFC와 맥도날드 같은 프랜차이즈도 이미 배달 시 더 비싼 가격을 받고 있으며, 중소 식당들도 메뉴당 500원에서 1,000원 정도 더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배달 앱들은 무료 배달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도입하면서, 가맹점의 부담은 더 커졌어요. 무료 배달 서비스로 인해 소비자들은 배달료를 덜 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음식값이 더 올라간 거죠. 배달료가 사라진 게 아니라, 그 비용이 음식값에 포함되면서 전체적인 가격이 상승한 겁니다.

배달료와 수수료, 그 부담은 누구에게?

 배달 수수료는 현재 건당 약 9.8% 정도인데, 소비자가 직접 매장에서 사는 것보다 배달 시 가격이 더 비싸지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배달로 2만 원짜리 음식을 팔았다면, 배달 플랫폼이 중개 수수료와 배달비, 결제 수수료 등을 가져가고 나면 업주는 25% 이상의 비용을 떠안게 돼요. 이렇게 되면, 재료비와 인건비, 월세 등을 감안했을 때 남는 게 거의 없다는 것이 가맹점들의 하소연입니다.

 게다가 배달 앱에서 홍보 효과를 누리기 위해 업주들은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배달 앱을 사용해야만 하는 상황이에요. 소비자들은 이미 배달 앱에서 가게를 찾는 것이 익숙해졌기 때문에, 그만큼 업주들은 수수료를 감당하면서도 배달 주문을 포기할 수 없는 거죠.

배달 기사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배달 기사님들은 이 상황에서 수익이 높을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에는 배달료가 조금 더 붙지만, 날씨가 좋을 때는 배달료가 크게 높아지지 않아요. 위험한 상황에서도 큰 추가 수익이 없는 경우가 많아, 배달 기사들도 이 시스템에서 큰 이득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한 상생 협의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7월에 '상생 협의체'를 출범시켰습니다. 기재부와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관계 부처들이 자율 규제를 통해 배달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오늘도 상생 협의체 회의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정부는 각 배달 플랫폼 업체들에게 수수료 인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한 상태입니다.

 쿠팡이츠는 수수료를 매출액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어요. 이 방식은 매출이 많은 가맹점에는 더 많은 수수료를, 매출이 적은 가맹점에는 적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상생 협의체가 자율 규제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합의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몇 차례의 회의에서 배민과 쿠팡이츠가 서로 핑계를 대며 결론을 내지 못한 적도 있었죠.

 특히,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정액제 방식을 선호합니다. 매출이 많을수록 수수료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매출이 큰 대형 프랜차이즈들은 정액제가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반면 소상공인들은 차등 수수료제를 선호하는 입장입니다. 수수료 부담을 매출에 맞춰서 나누는 방식이 더 공정하다는 거죠.

앞으로의 과제

 배달 앱 시장에서의 수수료 문제는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정부는 10월까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배달 플랫폼 업체들과 소상공인, 프랜차이즈 업체 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요. 다들 자신들의 입장에서 타당한 주장을 하고 있기에, 상생을 위한 해법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결국, 배달 플랫폼이 수수료 구조를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가맹점과 소비자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오늘 상생 협의체 회의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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