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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2천억 운영자금 못 구하면 파산? MBK·메리츠 갈등과 청산가치 분석

📰 경제뉴스 심층 탐구

홈플러스 회생은 사실상 무산됐다
2,000억원이 아니라 ‘누가 손실을 떠안을 것인가’의 문제다

홈플러스는 운영자금 2,000억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회생절차를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핵심은 돈의 절대 규모보다, 회생보다 청산이 유리한 채권 구조와 대주주·채권자 간 책임 공방입니다.

폭풍이 몰아치는 홈플러스 매장 앞에서 직원과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서류와 납품대금 문제로 불안해하는 장면. 상단에는 기업회생절차 폐지 결정서와 법원 망치가 놓여 있고, 오른쪽 비교 그래프는 계속 운영 가치보다 점포·부동산을 처분하는 청산 가치가 더 높게 평가된 구조를 보여준다. 하단 과정은 운영 현금 부족, 긴급자금 2,000억원 필요, 회생보다 청산이 유리한 채권 구조, 채권자·투자자·협력업체·직원 사이의 손실 분담 충돌 순으로 이어진다. 홈플러스 위기의 핵심이 단순한 자금 부족이 아니라 누가 실제 현금을 투입하고 최종 손실을 부담할 것인가에 있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홈플러스가 결국 여기까지 왔습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7월 3일 홈플러스가 제출한 수정 회생계획안에 대해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습니다.

법원이 본 핵심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홈플러스가 매장을 계속 열고 직원 급여와 납품대금, 세금, 물류비를 지급하면서 회생계획을 실행하려면 최소 2,000억원의 긴급 운영자금이 필요한데, 그 돈을 실제로 조달할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닙니다. 홈플러스가 법원의 결정 후 14일 안에 필요한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해 즉시항고하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다시 검토될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단순한 시간 연장이 아니라, 사실상 마지막 생존 시험대로 보고 있습니다.

회생절차 폐지는 무슨 뜻인가

기업회생은 회사가 빚을 갚기 어렵지만, 사업을 계속 운영하면 더 많은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될 때 사용하는 제도입니다. 법원이 채권자들의 독촉을 일시적으로 막고, 회사가 채무를 조정하면서 영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법원은 홈플러스가 낸 수정 회생안이 실제로 돌아갈 가능성이 낮다고 봤습니다. 회생계획은 서류상으로만 존재해서는 안 됩니다. 매장을 운영할 현금, 납품업체에 줄 돈, 직원 급여, 임대료, 물류비, 재고 확보 비용이 모두 뒷받침돼야 합니다.

즉 법원의 결정은 “홈플러스가 당장 영업을 멈춘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현재 구조 그대로는 회사를 살릴 수 있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잃었다는 의미입니다. 정해진 기간 안에 자금 조달이 안 되면 파산과 청산 절차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게 높아집니다.

💡 쉽게 이해하면

회생절차는 “지금은 힘들지만 조금만 버티면 다시 돈을 벌 수 있다”는 전제 위에서 작동합니다. 그런데 홈플러스는 버티는 데 필요한 현금 2,000억원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법원 입장에서는 회생안이 아니라, 현금 없는 계획표로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왜 하필 2,000억원이 필요한가

홈플러스의 문제는 자산이 아예 없어서 생긴 문제가 아닙니다. 부동산과 점포, 재고, 브랜드, 영업망은 여전히 있습니다. 문제는 이것들이 당장 직원 월급이나 식품 납품대금을 지급할 수 있는 현금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대형마트는 매일 돈이 나갑니다.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을 공급받기 위해 납품대금을 지급해야 하고, 매장을 돌리기 위한 전기료와 물류비도 발생합니다. 직원 임금과 퇴직금, 임차료, 카드 수수료, 세금도 계속 쌓입니다.

특히 마트는 재고가 끊기면 곧바로 영업이 흔들리는 업종입니다. 소비자는 계란, 채소, 우유, 생필품이 없는 매장을 반복해서 방문하지 않습니다. 납품업체가 대금 회수를 불안하게 보면 물건 공급을 줄이고, 매장 진열이 비면 소비자 발길이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결국 2,000억원은 단순한 대출금이 아닙니다. 홈플러스를 몇 달 더 운영하며 새 인수자를 찾고, 정상 영업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한 생명유지 장치에 가깝습니다.

📘 중요한 포인트

부동산 자산이 많다고 해서 현금이 많은 것은 아닙니다. 점포를 팔면 돈이 들어올 수 있지만, 매각에는 시간과 거래 상대방이 필요합니다. 반면 급여·물류비·납품대금은 지금 당장 지급해야 합니다.

홈플러스는 왜 여기까지 왔나

홈플러스의 위기는 하루아침에 생긴 일이 아닙니다. 홈플러스는 한때 이마트와 함께 국내 대형마트 시장을 대표하는 기업이었습니다. 전국에 140여개 수준의 매장을 운영하며 업계 2위 사업자로 평가받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구조가 크게 달라진 계기는 2015년 MBK파트너스의 인수였습니다. MBK파트너스는 당시 약 7조2,000억원 규모의 거래로 홈플러스를 인수했습니다. 문제는 인수대금의 상당 부분이 차입금으로 조달됐다는 점이었습니다.

인수 이후 홈플러스는 점포 매각과 인력 효율화, 비용 절감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확보한 자금의 상당 부분은 신규 투자나 온라인 경쟁력 강화보다 기존 차입금을 갚는 데 사용됐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 사이 유통시장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쿠팡을 비롯한 이커머스 기업이 빠르게 성장했고, 소비자는 대형마트를 방문하기보다 모바일로 주문하는 데 익숙해졌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식품과 생필품 배송까지 일상화되면서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경쟁 환경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홈플러스는 매장과 부동산을 갖고 있었지만, 온라인 전환을 따라잡기 위한 투자 여력은 제한적이었습니다. 빚 부담이 큰 상태에서 매출은 압박을 받고, 점포를 팔면 단기 현금은 생기지만 장기적으로는 영업 기반이 줄어드는 구조가 반복된 것입니다.

🧠 문제의 본질

홈플러스는 단순히 장사가 안 된 회사가 아닙니다. 오프라인 유통업의 구조적 침체, 높은 인수금융 부담, 부족한 전환 투자, 점포 매각에 의존한 현금 확보가 한꺼번에 겹친 사례에 가깝습니다.

회생보다 청산 가치가 높다는 말의 의미

홈플러스 사태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숫자는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의 차이입니다. 법원 조사위원이었던 삼일회계법인의 조사보고서에서는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가 약 2조5,059억원, 청산가치가 약 3조5,816억원으로 평가됐습니다.

계속기업가치는 홈플러스가 앞으로 영업을 계속하면서 벌어들일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것입니다. 반대로 청산가치는 회사를 정리하고 점포와 부동산, 재고 등 자산을 처분했을 때 회수할 수 있는 가치를 뜻합니다.

일반적으로는 회사를 계속 살리는 편이 더 낫다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원 고용을 지킬 수 있고, 협력업체와 지역경제 충격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채권자 입장에서는 영업을 더 이어가다가 손실이 커지는 것보다 지금 자산을 처분하는 편이 돈을 더 많이 회수할 수 있다면 청산 쪽이 더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이 숫자가 홈플러스 회생을 어렵게 만든 핵심입니다. 회생안을 추진하려면 채권자에게 “지금 조금 더 양보하면 청산보다 더 많이 돌려받을 수 있다”는 그림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런데 기존 평가에서는 그 반대의 숫자가 나왔습니다.

💡 쉽게 이해하면

홈플러스를 계속 운영하면 2조5,000억원 정도의 가치가 남지만, 점포와 부동산을 정리하면 3조5,000억원 이상을 회수할 수 있다고 평가된 것입니다. 채권자 입장에서는 “왜 위험을 더 감수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MBK와 메리츠가 충돌하는 이유

홈플러스 회생의 마지막 변수는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의 협상입니다. 홈플러스가 필요한 운영자금 2,000억원을 확보하려면 누군가는 실제 현금을 넣거나, 대출을 제공하거나, 상환 위험을 보증해야 합니다.

MBK는 메리츠가 긴급 운영자금을 제공하면 일부를 보증하는 방식의 지원안을 제시해왔습니다. 반면 메리츠는 담보와 기존 대출 회수를 우선시하며, 대주주의 실질적인 책임자본 투입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이 갈등은 단순한 감정싸움이 아닙니다. MBK 입장에서는 새 자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홈플러스의 회생 가능성이 사라집니다. 반대로 메리츠 입장에서는 청산가치가 높고 담보권이 확보된 상황에서, 회수 가능성이 불투명한 운영자금을 추가로 넣는 것이 합리적인지 따져볼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홈플러스가 필요한 것은 ‘보증’보다 실제로 회사 안에 들어오는 현금입니다. 회생의 성패는 누가 손실을 나중에 보전하겠다고 약속하느냐보다, 누가 지금 당장 위험을 감수하고 돈을 넣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 핵심 차이

보증은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지겠다는 약속입니다. 하지만 운영자금은 오늘 지급해야 할 급여와 납품대금, 물류비를 위한 실제 현금입니다. 홈플러스에 필요한 것은 미래의 약속보다 현재의 자금입니다.

파산으로 가면 누가 먼저 돈을 받게 되나

홈플러스가 끝내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하고 파산 절차로 넘어가면, 회사 자산은 채권자들에게 배당되는 방향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모든 채권자가 같은 순서로 돈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홈플러스의 자가 점포 62개는 메리츠금융그룹의 신탁 담보로 설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탁 담보 자산은 일반적인 파산재단의 자산 처분과 별도로 담보권자가 독자적으로 처분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2024년 홈플러스의 부동산과 유형자산을 신탁자산으로 받고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선순위 대출을 제공했습니다. 따라서 파산이 현실화되면 메리츠는 담보 점포 처분을 통해 대출 원리금 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담보가 없는 후순위 채권자, 전단채 투자자, 일반 협력업체, 일부 입점업체는 훨씬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자산을 팔아도 선순위 담보채권부터 상환하고 남는 금액으로 다른 채권자들이 배분을 받기 때문입니다.

홈플러스의 유동화 전단채 피해 규모는 약 4,019억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홈플러스가 발행한 단기 상품을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처로 보고 노후자금이나 전세금, 생활자금을 넣은 사례가 있어 사회적 파장이 더 큽니다.

🧠 청산의 가장 큰 문제

청산은 단순히 회사 간 빚 정리로 끝나지 않습니다. 담보권자는 자산 처분으로 회수할 길이 있지만, 납품 중소기업·입점업체·직원·개인 투자자는 손실을 그대로 떠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직원과 협력업체가 받는 충격은 더 크다

홈플러스 사태가 단순한 기업 하나의 문제가 아닌 이유는 고용과 협력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홈플러스의 직접고용 인력은 약 1만2,000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협력사 직원, 입점업체 종사자, 물류·청소·시설관리 등 간접고용 인력까지 포함하면 영향을 받는 인원은 훨씬 커집니다. 마트 한 곳이 문을 닫으면 본사 직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 상권과 납품 농가, 식품 제조업체, 지역 물류업체에도 연쇄 충격이 생깁니다.

특히 중소 협력업체는 홈플러스 한 곳에 납품 비중이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형 유통사에 납품한 대금을 받지 못하면 원재료를 살 돈, 직원 월급, 은행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홈플러스의 현금 부족이 협력업체의 연쇄 유동성 위기로 번질 수 있는 이유입니다.

정부는 체불임금 피해 근로자에게 1인당 최대 2,100만원의 대지급금을 지원하고, 중소 협력업체에는 총 4,400억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정부 지원은 충격을 줄이는 안전망이지, 홈플러스 자체의 사업 구조를 되살리는 해법은 아닙니다.

💡 여기서 중요한 점

정부의 긴급 지원은 직원과 협력업체가 당장 무너지는 것을 막는 데 필요합니다. 그러나 지원금만으로 매장 재고를 채우고, 납품 신뢰를 회복하고, 홈플러스의 장기 사업성을 다시 만들 수는 없습니다.

점포와 부동산은 정말 잘 팔릴까

홈플러스가 부동산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만 보면 “매장을 팔면 해결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이미 좋은 입지의 점포 상당수는 과거 매각됐거나 매각 후 재임차 구조로 운영돼 왔습니다. 남은 점포는 상권 경쟁력, 용도 변경 가능성, 토지 규제, 지역 수요, 개발 인허가 조건에 따라 가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형마트 점포를 다른 대형마트가 인수할 가능성도 높지 않습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역시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성장 정체를 겪고 있고, 단순히 매장 수를 늘리는 것이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 일부 핵심 부지는 주상복합, 물류센터, 오피스, 복합상업시설 등 다른 용도로 전환해 처분하는 방식이 거론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지역별 인허가와 부동산 경기의 영향을 받습니다. 당장 현금이 필요한 홈플러스에는 자산 매각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홈플러스가 살아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홈플러스가 회생의 불씨를 살리려면 첫 번째로 실제 운영자금 2,000억원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는 출발 조건입니다. 자금이 없으면 회생계획을 아무리 수정해도 매장 운영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는 새 인수자입니다. 단순히 부동산을 사려는 투자자가 아니라, 유통업을 운영할 능력과 추가 투자 여력이 있는 전략적 투자자 또는 재무적 투자자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온라인 경쟁이 치열하고 오프라인 대형마트 사업성이 약해진 상황에서 적절한 인수자를 찾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세 번째는 기존 대주주와 채권자의 손실 분담입니다. 회생은 누군가가 손해를 감수해야 가능한 구조입니다. 대주주가 추가 자금을 넣지 않고, 채권자가 상환 조건을 조정하지 않고, 신규 투자자도 나타나지 않는다면 회생계획은 현실성을 갖기 어렵습니다.

결국 이번 홈플러스 사태는 대형마트 산업의 위기만 보여주는 사건이 아닙니다. 높은 차입을 활용한 인수 구조가 산업 변화와 만났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그리고 기업이 무너질 때 손실이 누구에게 먼저 전가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 오늘의 경제 한 줄 정리

홈플러스 회생 위기의 핵심은 2,000억원이 부족하다는 사실보다, 회생보다 청산이 더 유리하게 보이는 채권 구조에 있습니다.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이 실제 자금 투입과 손실 분담에 합의하지 못하면 홈플러스는 파산 절차로 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파산이 현실화되면 담보권자는 상대적으로 회수 가능성이 높지만, 직원·협력업체·입점업체·개인 투자자의 피해가 더 크게 남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