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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산 고등어 가격 급등, 국산·칠레산 고등어가 뜨는 이유

📰 경제뉴스 심층 탐구

노르웨이산 고등어는 왜 비싸지고
국산·칠레산 고등어는 다시 뜰까

오랫동안 가격과 크기에서 강점을 보였던 노르웨이산 고등어의 공급이 줄면서 국내 수산물 매대의 원산지 지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고등어 쿼터 축소와 수입단가 급등은 단순한 반찬 가격 문제가 아니라, 기후·자원·관세가 밥상까지 연결되는 구조를 보여줍니다.

노르웨이 쿼터 축소로 수입 고등어 가격이 오르자 국산 고등어가 부상하고 칠레산이 대체 공급원으로 들어오는 흐름을 보여주는 이미지.

우리나라에서 고등어는 대표적인 국민 생선입니다. 구이로 먹고, 조림으로 먹고, 김치찌개나 무조림에도 자주 들어갑니다. 그런데 한국인이 익숙하게 먹어온 통통한 수입 고등어의 상당수는 노르웨이산입니다.

그동안 노르웨이산 고등어는 크기가 크고 지방이 풍부한 데다, 물량이 안정적으로 들어와 국산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수입 물량이 줄고 원가가 급등하면서, 오히려 국산 고등어가 가격 측면에서 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마트의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국산 고등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4%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수입 고등어 매출은 5% 감소했습니다. 롯데마트에서도 국산 고등어 매출은 20.8% 증가해 수입산보다 더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단순히 “국산이 더 맛있어서”만은 아닙니다. 공급량, 어획 쿼터, 환율, 수입단가, 대형마트의 사전 비축이 한꺼번에 작용하면서 가격의 유불리가 뒤집혔기 때문입니다.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비싸진 직접적인 이유

핵심은 고등어를 잡을 수 있는 총량, 즉 어획 쿼터가 크게 줄었다는 점입니다. 올해 노르웨이를 포함한 북동대서양 고등어 총허용어획량(TAC)은 약 29만9천 톤으로, 지난해보다 48% 줄었습니다.

쿼터는 정부나 국제 협의체가 “올해는 이 정도까지만 잡자”고 정하는 상한선입니다. 특정 어종을 너무 많이 잡으면 개체 수가 줄고, 시간이 지나면 아예 안정적인 조업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자원을 회복시키기 위한 장치입니다.

북동대서양 고등어는 최근 수년간 남획과 국가 간 쿼터 배분 갈등이 반복돼 왔습니다. 국제해양개발기구(ICES)는 2026년 고등어 자원 회복을 위해 더욱 큰 폭의 감축이 필요하다고 권고했고, 실제로 연안국들은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 쿼터를 정했습니다.

공급이 줄면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노르웨이산 냉동 고등어의 단가는 지난해 1kg당 약 2달러 수준이었지만, 올해 5월에는 6달러까지 뛰었습니다. 단순 계산으로도 원물 가격이 약 3배 뛴 것입니다.

💡 쉽게 이해하면

고등어 가격은 “생선값” 하나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어획량이 줄면 산지 가격이 오르고, 여기에 냉동·운송비, 환율, 수입 관세, 유통 마진이 더해집니다. 산지 원가가 3배 가까이 오르면 소비자가 느끼는 가격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소매시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수입산 염장 고등어 한 손 가격은 1년 전보다 30% 넘게 올랐습니다. 수입 고등어가 “싸고 크다”는 기존 공식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여기에 환율 변수도 있습니다. 노르웨이산 고등어는 달러 기준으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면 한국 수입업체의 원화 기준 매입단가는 더 올라갑니다. 국제 어획량 감소와 환율 상승이 겹치면 수입 가격은 이중으로 압박받게 됩니다.

국산 고등어 매출이 늘어난 이유는 “가격 역전”이다

노르웨이산이 비싸진 반면 국산 냉동 고등어 가격은 오히려 내려갔습니다. 지난해 5월 중도매인 판매가격 기준으로 10kg당 약 4만9천348원이던 국산 냉동 고등어 가격은 최근 약 4만3천771원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국산 고등어 가격이 내려간 이유는 단순히 어획량이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라고 보기보다는, 유통업체들이 물량을 미리 확보하고 냉동 비축을 늘린 영향이 컸습니다. 이마트는 올해 국산 고등어 사전 비축 물량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렸습니다.

수산물은 농산물처럼 매일 생산되는 품목이 아닙니다. 어획 시기와 조업량에 따라 물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그래서 대형마트는 가격이 오르기 전에 물량을 확보해 냉동 보관하고, 성수기나 가격 급등기에 풀어 판매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방어합니다.

📘 중요한 포인트

국산 고등어 매출 증가가 곧 국내 어업 전체의 구조적 호황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변화는 노르웨이산 공급 축소로 수입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유통업체가 미리 확보한 국산 물량이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된 결과에 가깝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국산이 더 싸졌다”는 변화로 보이지만,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공급망 전략이기도 합니다. 한 나라의 어획량이 줄었다고 해서 전체 매대가 흔들리지 않도록, 국산과 여러 수입산을 함께 확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칠레산 고등어가 새 대안으로 떠오르는 이유

대형마트들은 국산 물량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고 보고 새로운 수입 산지를 찾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칠레산 고등어입니다.

이마트는 올해 6월부터 칠레산 고등어를 정식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칠레산 고등어는 평균 크기가 노르웨이산보다 크면서도 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고등어는 산지에 따라 크기, 지방 함량, 살의 단단함, 비린내, 조리감이 다릅니다. 노르웨이산은 기름기가 많고 통통한 크기로 구이나 조림용 수요가 강했고, 국산은 신선도와 익숙한 맛에서 선호가 있습니다. 칠레산은 가격 부담을 낮추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크기를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대체재가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칠레산이 노르웨이산을 완전히 대체한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수산물은 원산지가 바뀌면 맛과 규격, 가공 방식, 소비자 선호도까지 함께 달라집니다. 따라서 유통업체는 한 가지 산지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국산·노르웨이산·칠레산을 조합해 가격대와 용도를 나누는 방식으로 대응하게 됩니다.

🧠 수산물 공급망의 핵심

수산물 유통에서 가장 위험한 구조는 특정 국가 한 곳에 너무 많이 의존하는 것입니다. 노르웨이산 공급이 줄었을 때 국산 비축분과 칠레산 대체 물량이 없다면, 소비자 가격은 훨씬 더 빠르고 크게 오를 수 있습니다.

“고등어 쿼터”가 우리 밥상 가격까지 움직이는 구조

고등어 가격은 한국 국내 사정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북동대서양에서 어획량이 줄고, 노르웨이 현지 수출업체가 가격을 올리고, 아시아 여러 국가가 제한된 물량을 두고 경쟁하면 한국 수입업체의 매입비용도 같이 오릅니다.

특히 한국은 수입 고등어 중 노르웨이산 비중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과거 기준으로 전체 수입 물량의 80~90%가 노르웨이산에 의존한 시기도 있었습니다. 특정 산지의 어획 쿼터 변화가 한국 소비자 물가에 바로 연결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냉동 컨테이너 운임, 해상 운송 보험료, 연료비, 원·달러 환율까지 영향을 줍니다. 생선이 노르웨이 바다에서 잡힌 뒤 한국 마트 진열대에 오르기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붙습니다.

예를 들어 노르웨이 현지에서 고등어 가격이 올랐는데 국제 유가 상승으로 선박 연료비까지 비싸지고, 환율까지 올라가면 수입업체는 세 가지 비용 압박을 동시에 받게 됩니다. 결국 소비자에게 보이는 가격표는 단순한 생선값이 아니라 국제 공급망 비용의 결과입니다.

💡 쉽게 말하면

노르웨이 바다에서 고등어를 덜 잡는 결정은 한국 식탁과 멀어 보이지만, 한국이 그 물량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면 결국 마트 가격표로 연결됩니다. 수산물도 반도체나 원유처럼 글로벌 공급망의 영향을 받는 상품입니다.

정부가 무관세 물량을 늘린 이유

정부도 노르웨이산 공급 축소가 물가에 미칠 영향을 의식하고 대응에 나섰습니다. 올해 정부는 고등어 2만 톤을 저율관세할당 방식으로 들여오기로 했습니다.

저율관세할당은 일정 물량에 한해 관세를 낮추거나 없애주는 제도입니다. 일반적으로 고등어에는 10% 수준의 관세가 붙지만, 정해진 수입 물량 안에서는 무관세 또는 낮은 관세를 적용해 수입 원가를 낮출 수 있습니다.

정부가 지난해 1만 톤이던 할당 물량을 올해 2만 톤으로 늘린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수입 물량을 무작정 늘리는 정책이라기보다,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하는 것을 막기 위한 완충 장치를 만드는 것입니다.

다만 관세를 낮춘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획량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는 “돈을 더 내고도 물량을 못 구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관세는 수입 비용을 낮출 수 있지만, 바다에서 잡히는 고등어의 절대량까지 늘리지는 못합니다.

새우도 베트남·인도산에서 페루산으로 바뀌고 있다

원산지 다변화는 고등어에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닙니다. 새우 시장에서도 기존 베트남산과 인도산 중심 구조에서 페루산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페루산 새우가 주목받는 이유는 가격입니다. 한-페루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관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수입 원가를 낮추는 데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유통업계는 지난해 약 34% 수준이던 페루산 새우 비중을 올해 70%까지 늘리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소비자에게는 산지가 바뀌는 정도로 보일 수 있지만,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관세와 원물 가격, 운임을 모두 계산한 결과입니다.

즉 수산물 매대는 단순히 “어느 나라 생선이 더 맛있나”만으로 구성되지 않습니다. 어획 쿼터, 현지 생산량, 자유무역협정, 환율, 선박 운임, 냉동 물류비까지 계산해 가장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산지를 찾는 구조입니다.

📘 시장이 보내는 신호

앞으로 식품과 수산물 시장에서는 “국산 대 수입산”의 단순 구분보다 “어느 산지가 지금 가장 안정적으로 물량과 가격을 유지할 수 있나”가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기후 변화와 자원 고갈, 관세 정책이 동시에 원산지 지도를 바꾸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고등어 가격은 어떻게 봐야 할까

단기적으로는 노르웨이산 고등어 가격이 예전처럼 빠르게 내려가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어획 쿼터가 줄어든 상황에서 한국뿐 아니라 일본,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도 제한된 물량을 확보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소비자 가격이 계속 일방적으로 오르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국산 비축 물량, 칠레산 등 신규 산지 확대, 정부 비축 방출, 저율관세할당 물량이 일정 부분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특정 산지에 대한 의존도를 얼마나 줄이느냐입니다.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다시 안정되더라도, 앞으로는 국산 물량 확보와 여러 수입 산지의 분산이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고등어 한 마리의 가격 변화는 작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국제 어업 자원 관리, 북대서양의 생산량, 환율, 관세, 냉동 물류, 대형마트의 구매 전략이 모두 들어 있습니다. 결국 밥상 물가도 글로벌 공급망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 오늘의 경제 한 줄 정리

노르웨이산 고등어 가격 급등의 출발점은 북동대서양 고등어 어획 쿼터가 지난해보다 48% 줄어든 데 있습니다.

수입산 원가가 오르면서 국산 고등어의 가격 경쟁력이 살아났고, 유통업체는 사전 비축과 칠레산 도입으로 공급 불안을 줄이려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수산물 가격은 맛과 원산지뿐 아니라 어획량, 환율, 관세, 운임, 대체 산지 확보 능력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