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추진, 왜 지금 손보나? 핵심 쟁점 완전정리
공정위 전속고발권, 왜 이제 손보려 하나 ⚖️
기업 규제 완화가 아니라 “공정위 독점 구조”를 바꾸려는 이유
공정거래 사건은 왜 지금까지 공정위가 사실상 문을 열어줘야만 형사처벌로 갈 수 있었을까요?
이번 논의의 핵심은 단순한 제도 손질이 아니라 공정위의 독점적 문지기 권한을 어디까지 줄일 것인가에 있습니다.
최근 정부가 손보겠다고 나선 제도 가운데 경제·산업 쪽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이 바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입니다. 이름만 보면 “고발은 원래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싶을 수 있지만, 이 제도의 핵심은 단순한 신고가 아니라 형사처벌로 가는 입구를 누가 쥐고 있느냐에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담합,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불공정 거래 같은 공정거래 사건에서 일정 범위의 형사처벌은 공정위가 고발해야만 공소 제기가 가능한 구조가 유지돼 왔습니다. 쉽게 말하면 “문제가 있어 보여도 공정위가 안 움직이면 형사 사건으로 가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이 구조는 한편으로는 전문성을 위한 안전장치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공정위가 사실상 봐주면 끝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끊임없이 불러왔습니다. 그래서 이번 논의는 단순히 권한 하나를 줄이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공정거래 질서를 누가 감시하고, 누가 수사 개시의 단서를 만들고, 누가 견제받아야 하는가를 다시 묻는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속고발권은 정확히 무엇인가
전속고발권은 말 그대로 공정위가 일정한 공정거래 사건에 대해 형사처벌을 위한 고발 여부를 독점적으로 쥐는 제도입니다. 즉, 피해를 본 개인이나 기업이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신고는 할 수 있어도, 실제로 기소 단계로 가는 문은 공정위가 열어줘야 하는 구조였던 셈입니다.
이 제도가 처음부터 비판만 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공정거래 사건은 일반 형사사건처럼 흑백이 뚜렷한 경우보다, 시장 구조·거래 관행·지배력·가격 형성 구조를 함께 봐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경제 사건은 전문 행정기관이 먼저 걸러
야 한다”는 논리가 제도 도입의 핵심 배경이었습니다.
전속고발권은 “공정위만 고발할 수 있다”기보다,
공정위가 형사처벌의 출입문을 사실상 관리해 온 제도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 제도를 두고 “전속고발권”보다
“전속 문지기 권한” 또는 “사실상의 전속 조사·기소 개시 통제권”으로 이해하는 편이 더 쉽습니다.
왜 지금 다시 손보려는가
가장 큰 이유는 권한 집중에 대한 불신입니다. 공정위가 전문성을 이유로 고발권을 독점해 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중대한 사건도 소극적으로 처리하는 것 아니냐”, “대기업이나 힘 있는 사업자에 너무 관대한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반복돼 왔습니다.
실제로 전속고발권은 오랫동안 단계적으로 완화되어 왔습니다. 검찰의 고발요청권이 생겼고, 이후 중소벤처기업부·감사원·조달청 같은 기관의 의무고발 요청 제도도 도입됐습니다. 즉, 제도의 큰 방향은 이미 오래전부터 “공정위 독점을 조금씩 풀어보자”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던 셈입니다.
이번 정부에서 다시 논의가 커진 것은 그 흐름을 더 과감하게 밀어붙이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번 개편 논의는 “공정위가 혼자 판단하는 구조를 더는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했고, 국민이나 사업자, 행정기관, 지자체 등 외부 주체의 개입 가능성을 크게 넓히는 방향이 제시됐습니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고발 주체 확대입니다. 공정위가 제시한 방향은 일정 수 이상의 국민이나 사업자가 뜻을 모으면 공정위 고발이 없어도 형사절차로 연결될 수 있게 하자는 것입니다. 초안 수준에서 거론된 기준은 개인 300인 이상, 기업 30개 이상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의무고발 요청권 확대입니다. 지금까지는 일부 기관만 공정위에 고발 요청을 할 수 있었는데, 이를 중앙행정기관과 광역·기초지방자치단체까지 대폭 넓히는 방안이 제시됐습니다. 쉽게 말하면 “공정위만 바라보지 말고, 다른 공공기관도 문제를 포착하면 적극적으로 형사절차를 열 수 있게 하자”는 취지입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국무회의에서는 “요청권만 넓히는 게 아니라 아예 직접 고발권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고, 반대로 “너무 넓히면 남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습니다. 그래서 지금 단계는 방향은 분명하지만, 세부 설계는 다시 손질 중인 상태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지금 논의의 본질은 “공정위 권한을 아예 없애느냐”가 아닙니다.
핵심은 공정위만이 형사절차 개시의 문을 열 수 있는 독점 구조를 얼마나 분산할 것이냐입니다.
즉, 독점 폐지 자체보다도
누구에게, 어디까지, 어떤 조건으로 권한을 나눠줄 것인가가 진짜 쟁점입니다.
찬성론은 무엇을 말하나
찬성하는 쪽의 논리는 비교적 분명합니다. 공정거래 사건은 시장 질서를 흔드는 중대한 위반인데, 공정위가 고발 여부를 쥐고 있으면 결국 공정위가 사실상의 최종 문지기가 됩니다. 그러면 제도가 전문성을 확보하는 대신, 책임성과 견제 장치는 약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담합이나 갑질, 불공정 거래는 피해 기업이나 소비자가 체감하는 고통이 큰데, 공정위가 늦게 움직이거나 소극적으로 판단하면 피해 당사자 입장에서는 제도가 너무 멀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찬성론은 “문제를 발견한 주체가 더 빨리 형사절차를 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 하나의 논리는 감시 분산입니다. 공정위 한 기관만 감시하면 되는 구조보다, 국민·기업·행정기관·지자체가 일정한 방식으로 함께 감시하는 구조가 기업의 위법 유인을 더 줄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반대론은 왜 걱정하나
반대하는 쪽의 우려도 만만치 않습니다.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은 고발 남용입니다. 공정거래 사건은 일반 형사사건보다 경계가 모호한 경우가 많습니다. 거래상 우위 남용인지 정상적 가격 협상인지, 경쟁 제한인지 합리적 사업 판단인지, 피해 주장인지 실제 위법인지가 단번에 갈리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경쟁사, 협력업체, 노조, 이해관계 단체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고발을 남용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옵니다. 특히 기업 입장에서는 “결국 혐의가 없어도 조사받는 과정 자체가 비용”이기 때문에, 상시적인 수사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민감하게 봅니다.
또 다른 우려는 전문성입니다. 공정거래 사건은 시장 구조와 경제 논리를 함께 봐야 해서, 단순 사실관계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고발 주체가 지나치게 넓어지고 수사 개시가 쉬워지면, 전문성 있는 선별 기능이 약해져 법 집행이 오히려 흔들릴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 제도의 진짜 쟁점은 “공정위를 믿을 수 있느냐”만이 아닙니다.
반대로 공정위 바깥으로 권한을 넓혔을 때 그 권한이 남용되거나 전문성이 약해질 위험은 없느냐도 함께 따져야 합니다.
즉, 이번 논의는 “독점의 폐해”와 “분산의 부작용”이 충돌하는 전형적인 제도 개편입니다.
기업이 특히 민감하게 보는 부분은 무엇인가
재계가 민감하게 보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경쟁사가 악의적으로 고발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둘째, 공정거래 사건은 사실관계 입증과 피해 규모 산정이 복잡해 조사 대응 비용이 크다는 점입니다. 셋째, 우리나라는 공정거래 위반에 대해 과징금·시정명령뿐 아니라 형사처벌까지 병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제도 변화가 곧바로 기업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쉽게 말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공정위 독점은 불편했지만 최소한 필터는 있었는데, 그 필터가 너무 빨리 무너지면 규제 불확실성이 크게 커질 수 있다”는 걱정을 하는 것입니다.
정부가 함께 만지려는 또 다른 축도 있다
이번 논의가 더 흥미로운 이유는 전속고발권만 따로 떼어놓고 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국무회의 논의에서는 경제범죄 제재 체계를 함께 손볼 필요성도 언급됐습니다. 다시 말해 고발 문턱은 낮추되, 형사처벌 범위나 방식은 과징금·경제적 제재 중심으로 조정하는 식의 “채찍과 당근의 재설계”가 함께 검토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부분은 앞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고발과 수사 개시를 쉽게 만들면서도 최종 제재 체계를 그대로 두면 기업 부담이 과도하게 커질 수 있고, 반대로 제재를 너무 약하게 바꾸면 제도 개편의 실효성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정부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단순합니다. 공정위 독점을 줄이되, 남용과 혼선을 막을 장치를 어떻게 같이 설계할 것인가입니다.
앞으로 무엇이 핵심 변수가 될까
앞으로는 세 가지를 봐야 합니다. 첫째, 직접 고발권을 누구에게 어디까지 줄 것인지입니다. 국민 300인, 기업 30개라는 기준이 유지될지, 지자체에 직접 고발권까지 갈지, 아니면 요청권 확대 수준에서 멈출지가 중요합니다.
둘째, 수사 주체 문제입니다. 고발 문턱만 낮추고 정작 전문 수사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건은 늘고 혼선은 커질 수 있습니다. 공정위, 검찰, 경찰, 지자체 가운데 누가 어떤 영역을 맡을지 명확해져야 합니다.
셋째, 형사처벌과 행정제재의 균형입니다. 공정거래법은 경제 질서를 다루는 법이기 때문에, 모든 사건을 형사사건으로 몰아가는 방식이 최선인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가야 합니다.
결국 이번 개편의 성패는 “공정위 힘을 빼느냐”가 아니라, 시장의 공정성을 높이면서도 법 집행의 예측 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 오늘의 경제 한 줄 정리
1. 전속고발권 개편의 본질은 공정위의 독점적 문지기 권한을 얼마나 분산할 것인가입니다.
2. 찬성론은 견제와 접근성 강화를, 반대론은 남용과 전문성 약화를 우려합니다.
3. 결국 핵심은 고발 주체 확대 자체보다도 수사 체계와 제재 구조를 얼마나 정교하게 함께 설계하느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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