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와 녹색프리미엄 관계. 자료=기후솔루션 |
최근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전력 생산이 늘어나면서, 이와 관련된 인증서(RECs: 신재생 에너지 공급 인증서)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어요. 이 인증서는 단순히 종이로 된 증명서가 아니라, 전적으로 전자적으로 발행되어 거래되는 것입니다. 발전사들이 신재생 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했음을 증명하는 일종의 인증서인데요, 이 인증서를 거래하는 시장이 존재하고, 최근 몇 년 사이에 그 가격이 두 배 이상 폭등했다고 합니다.
REC 가격 급등의 원인
그럼 왜 이렇게 인증서 가격이 급등했을까요? 신재생 에너지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들은 일정 비율로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비율을 채우지 못할 경우, 부족한 부분을 REC라는 인증서를 구매해서 보충해야 하죠. 문재인 정부 시절, 대형 발전사들의 신재생 에너지 의무 비율이 대폭 상향 조정되었어요. 2030년까지 의무 비율을 25%까지 올리기로 하였고, 올해는 13%를 달성해야 합니다. 이 비율은 매년 단계적으로 증가해왔는데, 2022년에는 10%였고, 올해는 13%로 더 높아진 것이죠.
또한, 민간 기업들도 R100이라는 선언을 통해 자신들이 사용하는 전기를 100% 친환경 에너지로 사용하겠다고 선언할 수 있습니다. 이런 민간 기업들이 REC 시장에 참여하게 되면서, 그 수요가 더 증가하게 되었죠. 이전에는 대형 발전소만 REC를 거래할 수 있었지만, 이제 민간 기업들도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시장이 더욱 활발해졌습니다.
인증서 거래와 투기의 문제
신재생 에너지를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는 이 인증서를 자연스럽게 얻게 됩니다. 그 인증서를 시장에서 팔아 수익을 낼 수 있는데, 최근에는 민간 기업들이 REC 시장에 진입하면서 인증서를 사재기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어요. 이를 통해 나중에 가격이 오르면 되팔아서 차익을 얻는 것이죠. 이런 투기적인 거래가 REC 가격 급등의 한 요인입니다.
REC 가격이 이렇게 치솟다 보니, 정부도 대응에 나서고 있어요. 정부는 일정 가격 이상으로 REC 가격이 상승하면, 비축해 둔 REC 물량을 시장에 풀어서 가격을 안정시키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정부가 보유한 REC 물량도 점점 소진되고 있다는 점이에요. 더군다나 REC를 민간에 허용하면서 수요가 급증해, 정부가 이를 통제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REC 가격 상승의 경제적 영향
REC 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른 것은 단순히 인증서 시장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전력공사(한전)에도 큰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한전은 5대 발전사의 REC 구매 비용을 보전해주고 있는데, 이 보전 비용이 막대합니다. 지난해 한전이 REC 구매에 쓴 돈이 무려 3조 3,950억 원이었고, 지난 7년 동안 총 18조 3,600억 원을 지출했어요. 이 비용은 결국 기후환경 요금이라는 형태로 전기 요금에 반영되어 국민들에게 전가됩니다. 즉, 친환경 전기 생산이 늘어나면 좋지만, 그 비용이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는 것이죠.
더 큰 문제는 중간에서 투기적 거래를 하는 이들이 차익을 가져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신재생 에너지 발전을 통해 인증서를 얻은 발전사가 아닌, 단순히 시장에서 REC를 사재기해 가격 상승을 노리는 이들이 이익을 취하는 것이죠. 이는 신재생 에너지 전력 생산을 장려하려는 본래 취지와는 어긋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문제 전력망 알박기
이와 관련된 또 다른 문제로, ‘전력망 알박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요. 민간 발전 사업자가 전력을 생산해 한국전력에 판매하려면, 한전의 전력망에 접속해야 합니다. 그런데 전력망 용량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이를 선점한 뒤 실제로는 발전 사업을 하지 않는 이들이 생겨난 겁니다. 이들은 전력망 접속 용량을 확보한 후, 이를 다른 사업자들에게 웃돈을 붙여 팔아 이익을 챙기고 있어요. 이로 인해 실제 전력을 생산하려는 새로운 발전 사업자들이 전력망에 접속할 기회를 잃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년 이상 발전을 하지 않은 사업자들의 계약을 취소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발전소들이 전력망을 차지한 채 발전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신재생 에너지 시장의 복잡한 현실
신재생 에너지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그 전기를 인증서로 거래하는 시장은 본래 친환경 에너지 확대를 목표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가격 폭등, 투기적 거래, 그리고 전력망 선점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면서, 시장이 혼란스러운 상황이에요. 정부는 이 시장을 관리하기 위해 비축 물량을 풀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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