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 갈등 가맹점과 카드사의 끝없는 대립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추이


 카드 가맹점 수수료 문제는 카드사와 가맹점들 사이에서 늘 갈등의 중심에 서 있는 주제입니다. 매번 이슈가 되지만, 이번에는 연말에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율을 다시 결정하는 적격 비용 재산정이 예정되어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카드사들이 자금 조달 비용, 마케팅 비용 등을 감안해 3년마다 가맹점 수수료를 재조정하는 시스템이죠. 현재 영세 가맹점, 즉 연매출 3억 원 이하의 가맹점은 0.5%의 수수료를 적용받고, 연매출 30억 원 이상 가맹점은 개별 협상을 통해 수수료를 결정하고 있어요. 신용카드 수수료는 최대 2.2%까지 적용될 수 있습니다.

가맹점들의 불만 - 주유소와 편의점 업계의 목소리

최근 주유소 업계와 편의점 업계에서는 카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어요. 한국주유소협회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2년과 2023년 동안 주유소의 영업이익률이 1% 미만인 곳이 63%를 넘었고, 적자인 주유소도 18.5%나 된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주유소들은 매출은 크지만 영업이익률이 낮은 구조 때문에 매출 기준으로 부과되는 카드 수수료가 경영에 큰 부담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매출은 크지만 실제 이익이 적다 보니, 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 불만의 주된 이유입니다.

편의점 업계도 비슷한 상황이에요. 담배 판매에 부과되는 세금이 매출에 포함되지만, 실제로 남는 마진은 적습니다. 그러나 담배 매출액이 크다 보니 그에 따른 수수료 부담은 상당해요. 담배 판매로 인한 매출은 커도 이익은 적으니, 카드 수수료를 더 부담해야 하는 점주들에게는 불리한 구조가 됩니다.

카드사들의 입장 - 이미 우대 수수료율이 적용되고 있다

반면, 카드사들도 난처한 상황입니다. 카드사들은 이미 영세 가맹점들에게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으며, 전체 가맹점의 95%가 이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즉, 일반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대형 가맹점들은 4%에 불과하다는 거죠.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항공사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이미 충분히 수수료 인하를 반영해 왔고, 더 이상의 인하는 경영에 큰 부담을 준다고 말하고 있어요.

이 적격 비용 재산정 제도는 2012년에 도입된 이후 3년에 한 번씩 가맹점 수수료를 조정해 왔습니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이 제도가 결국 수수료를 계속 깎아주는 절차로 변질되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카드사들은 이를 통해 수익이 줄어들면, 고객 혜택을 줄이거나 인건비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혜택이 많은 카드 상품이 단종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죠.

해외 사례 - 다른 나라의 카드 수수료 문제는?

그렇다면 다른 나라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요? 최근 세미나에서 소개된 미국과 호주의 사례는 한국과 다른 접근 방식을 보여줍니다. 호주는 8년 전에 적격 비용 산정 제도를 폐지하고, 일정 수수료율 상한선을 설정한 후 그 이하에서는 카드사와 가맹점이 자율적으로 협상하도록 했습니다. 반면, 미국은 직접적인 수수료 규제보다는 수수료 공시나 반독점 소송을 통해 간접적으로 통제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높은 결제 수수료를 유지하자, 미국 법무부는 이들 카드사의 시장 독점 혐의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미국에서는 가맹점이 수수료가 낮은 카드를 추천하거나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것도 점점 더 허용되고 있어요. 예전에는 이런 방식이 불법으로 간주되었지만, 소송을 통해 가맹점이 소비자에게 낮은 수수료 카드를 권장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수수료 갈등의 끝은 어디로?

결국 카드 수수료 문제는 단순히 카드사와 가맹점 간의 협상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에요. 소비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입니다.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하면, 카드사들은 혜택을 줄이거나 다른 방식으로 손실을 메우려 할 것이고, 가맹점들은 수수료 부담을 덜게 되지만 그만큼 서비스 품질이 떨어질 수 있죠. 반면, 수수료가 높게 유지되면 소상공인들에게는 경영 부담이 커지게 됩니다.

이 문제는 시장 원리와 정부 개입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카드사, 가맹점, 소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기란 쉽지 않겠지만, 정부가 개입하는 만큼 그 과정에서 나오는 불만과 마찰을 줄이기 위한 세심한 조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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