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마세라티 뺑소니 사건, 숨겨진 의혹과 치밀한 도주극

 

뺑소니 사망사고. 마세라티 운전자
뺑소니 사망사고. 마세라티 운전자


 24일 새벽 3시 11분, 광주 서구 화정동의 한 도로에서 마세라티 차량이 배달 오토바이를 들이받았습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는 크게 다쳤고, 함께 타고 있던 20대 여성, 운전자의 여자친구는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두 사람은 배달일을 마치고 함께 퇴근하던 길이었죠.

 사고의 충격은 매우 컸습니다. 오토바이는 100m나 튕겨 나갔고,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서졌어요. 인근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마세라티는 서행 중인 오토바이를 들이받을 당시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사고 후, 차량에서 내린 두 명이 재빨리 도주하는 모습도 확인됐습니다. 이 차량은 법인 소유였지만, 번호판은 연두색 법인 차량 번호가 아닌 일반 차량 번호판이었습니다.

 또한, 사고 전 광주의 상무지구 일대에서 이 마세라티와 또 다른 법인 소유의 벤츠 차량이 함께 질주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두 차량이 사전에 경주라도 했던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생겼죠.

용의자의 구속과 도주 과정

 운전자는 33세 김모 씨로 밝혀졌으며, 그는 사고 직후 현장에서 도주했습니다. 경찰은 그의 도주를 돕던 30대 조력자 오모 씨를 함께 구속했습니다. 김씨는 사고 직후 차량을 500m 떨어진 곳에 버리고, 다른 지인인 C씨의 벤츠 차량으로 갈아타 대전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대포폰을 사용하며 경찰의 추적을 피해, 인천국제공항 근처에서 휴대전화를 꺼 두고 해외 도피를 계획했지만, 결국 수사중이라는 주변의 자수 권유를 받고 다시 서울로 숨어들었습니다. 도주 이틀 만에 서울 강남구에서 경찰에 붙잡혔죠.

 이 과정에서 김씨는 사고를 치밀하게 은폐하려 했습니다. 그가 사용한 대포폰, 벤츠로의 차량 교체, 해외 도피 계획 등은 그의 도주가 단순한 우발적 행동이 아니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김씨가 조직범죄와 연관된 인물이 아닌가 하는 의혹도 제기되었죠. 그러나 경찰은 김씨의 이름이 조직범죄 관리 명단에 없다는 이유로 그가 조직폭력배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다만, 그의 도주를 도운 다른 인물들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수사 중 남은 의문점들

 김씨와 관련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김씨의 주소지가 광주의 한 행정복지센터로 등록되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가 정상적인 거주지를 두지 않았다는 점이 수상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더불어 김씨가 수개월 동안 태국에 머물렀다는 사실도 입출국 기록을 통해 확인되었지만, 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무직'이라고 진술했으나, 태국에서의 행적과 관련해 보이스피싱 등 범죄 조직에 연루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김씨가 사고 당시 몰고 있던 마세라티는 서울의 한 법인 소유의 차량이었는데, 이 법인은 경찰 조사에서 "차량을 되돌려 받지 못했다"는 애매한 답변만 내놓았습니다. 이 차량이 어떻게 김씨에게 전달되었는지, 그리고 왜 광주에서 사고를 내게 되었는지에 대한 경위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이 부분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지만, 현재는 '도주치사' 혐의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치밀한 도주와 조직 연루설

 김씨의 도주 과정에서 드러난 치밀한 행동들이 그가 혼자서 계획하고 실행한 것인지, 아니면 조직의 도움을 받은 것인지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포폰 사용, 차량 교체, 지인의 도움을 받아 도주한 행적은 단순한 우발적인 도주가 아니라는 점을 암시합니다. 경찰은 김씨와 함께 도주를 도운 조력자들을 추가로 조사하고 있으며, 이들이 범죄 조직과 연관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김씨와 조력자가 구속되었지만, 사건의 전모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뺑소니 사고를 넘어서, 조직 범죄와의 연관성, 법인 차량의 수상한 사용 등 복잡한 의문들이 얽혀 있어 추가적인 수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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