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지표 악화 - 연준의 금리 인하에 미칠 영향은?

Traders are working at the New York Stock Exchange (NYSE) in the United States. /Yonhap News
출처 : 연합뉴스


 미국의 고용지표가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이유를 먼저 살펴보면, 그 배경은 매우 흥미로워요. 미국 연준이 이번 달 18일에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 그 전에 '블랙아웃 기간'이라는 것이 시작되었죠. 이 기간 동안에는 연준 관계자들이 공식적으로 어떤 발언도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그 전까지 발표되는 경제 지표가 금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번 고용지표가 그 마지막 단서였던 거예요.

연준은 금리를 이번 달에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이미 밝힌 상황인데, 문제는 '얼마나' 내릴 것이냐였죠. 일반적으로는 0.25% 포인트 인하가 예상되었지만, 고용지표가 크게 나쁘면 0.5% 포인트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었어요. 이 때문에 이번 고용지표는 금융 시장과 경제 전반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자료로 주목받게 되었던 겁니다.

고용지표의 실제 내용과 기대에 못 미친 결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8월 비농업 일자리는 14만 2천 명이 늘었다고 했지만, 예상치였던 16만 명보다는 훨씬 낮은 수치였어요. 미국 경제가 보통 한 달에 평균적으로 20만 명 이상 일자리가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수치는 뭔가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지난 7월에 비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7월에는 텍사스에 허리케인이 닥쳐서 많은 기업이 문을 닫았고, 그로 인해 고용 시장이 일시적으로 더 나빠졌던 특수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이번 8월에는 고용이 회복될 거란 기대가 있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를 보여주었죠.

더 심각한 것은, 이번 발표뿐만 아니라 7월과 6월의 고용 수치도 하향 조정되었다는 점이에요. 처음에는 7월에 11만 4천 명이 일자리를 얻은 것으로 발표됐지만, 실제로는 8만 9천 명이었다고 수정되었습니다. 6월의 경우에도 17만 명이 늘어났다고 했던 것이, 실제로는 11만 8천 명으로 줄어든 것이죠. 이렇게 발표 후 나중에 수치를 대폭 수정한 것은 미국 고용 시장이 생각보다 더 빠르게 나빠지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요.

실업률과 고용의 질과 겉으로 보이는 숫자의 함정

한편, 실업률은 7월에 비해 4.2%로 아주 조금 떨어졌어요. 표면적으로 보면 실업률이 내려간 것은 긍정적인 신호처럼 보일 수 있죠. 하지만 이게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실업률이 미세하게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정규직 취업자가 43만 명이나 줄어들었고, 대신 파트타임 일자리, 즉 비정규직이 대폭 늘어난 상황입니다. 이는 고용 시장의 질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거죠.

따라서 실업률 수치가 하락했다고 해서 고용 상황이 나아졌다고 해석하기는 어렵습니다. 정규직 일자리가 줄고 비정규직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경제가 불안정해지고 있음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죠.

연준의 반응은?

이 고용지표가 발표되자마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할 거라고 예상했어요. 고용 상황이 이렇게 안 좋다면,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려야 경제를 부양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죠. 그러나 연준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고용 시장이 악화되는 게 아니라 단지 과열이 조금 식고 있는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상황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그는 "경제가 아직 그리 나쁘지 않다"는 메시지를 던졌고, 그로 인해 금리를 0.25% 포인트만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 다시 우세해졌어요.

월러 이사는 연준 내에서 매파적인 인물로, 금리 인하에 대해 비교적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습니다. 그가 고용 지표를 두고 "심각한 악화는 아니다"라고 말한 것은, 연준이 급격한 금리 인하를 피하고 싶어한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고용 시장의 변화가 금리 정책에 미치는 영향

이번 고용지표를 보면 미국 경제가 몇 달 전과는 확연히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알 수 있어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 경제는 너무 과열되어 물가 상승을 우려하던 상황이었지만, 이제는 고용 시장이 냉각되면서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금리를 0.5%까지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까요? 이는 연준이 급격한 금리 인하로 경제가 더 큰 충격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이에요. 만약 갑작스럽게 금리를 대폭 인하하면, 그것이 오히려 시장에 "경제 상황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신호를 줄 수 있고, 이는 금융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죠. 따라서 연준은 단계적으로 금리를 내리는 신중한 접근을 택할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연준은 이번 금리 결정에서 0.25% 포인트 인하라는 소극적인 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미국 경제의 둔화를 막기 위한 중요한 조치로, 앞으로 고용 지표와 물가 지표가 어떻게 변할지에 따라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고용 지표가 의미하는 것

이번 고용지표는 미국 경제가 더 이상 뜨거운 상태가 아니라, 오히려 서서히 식어가고 있다는 신호를 보여주었습니다. 고용의 양적인 증가가 둔화되고, 질적인 악화가 나타나는 것은 경기 둔화의 전조일 수 있죠. 이에 따라 연준은 신중하게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속도와 강도는 상황에 따라 변동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경제 상황을 보면, 이번 고용지표가 연준의 금리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에 따라 미국 경제 전반에 걸쳐 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금리를 얼마나, 언제 내릴 것인지는 다음 주 연준의 결정에서 확인할 수 있겠지만, 이번 고용지표는 앞으로의 경제 전망을 생각할 때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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